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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

[Fujicolor C200][Olympus XA4] 한 롤 이야기

파즈 파즈(PAZ) 2018.09.04 17:5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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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름이 멋져 회사 옥상에서 잠깐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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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퇴근하자마자 동작으로 고고.

하지만 점점 일몰 시간이 빨라져서

퇴근하고 바로 가도 일몰 때를 놓친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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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사진 한 컷이 마음에 든다.

사실 C200 필름을 몇 롤 써보고

그다지 느낌이 좋은 필름은 아니란 걸 깨달았다.

사진이 전반적으로 뉴트럴 한 느낌으로

생기나 강함이 너무 부족하다.

그래서 집에 남아 있는 C200을 소진하기 위해 쓰고 있는데

역시나 원하는 만큼의 느낌을 뽑아주진 못한다.

그중 이 한 컷이 그나마 맘에 든다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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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 날 아쉬운 나머지 다시 찾아간 동작대교.

역시나 구름은 멋졌지만 도착한 때는 이미 해가 져버렸다.

아쉬움이 큰 저녁이었다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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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다시 C200 필름에 후회가 드는 컷 들이다.

사진에 보이는 저 구름은 정말이지 로맨틱하고 색이 오묘했으며

그 멋진 느낌에 사로잡혀 눈을 한동안 떼지 못할 정도였는데

C200은 그 모든 걸 특징 없이 그냥 평범하게 담아준다.

소중한 순간의 영원을 담기 위한 사진의 의미로서

다시 한 번 C200 필름은 쓸 일이 없을 거라 확신하는 컷 들이다.





아. 이 볼품없이 표현되는 느낌은 뭐지? ㅡㅡ;;;

Kodak Proimage100도 입자가 거칠어도 이 정도까지는 아녔는데...




그나마 전형적인 풍경에서 후작업을 좀 하면 보통처럼 나오긴 한다.

하지만 다른 필름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뉴트럴하고 특징 없고

멋진 풍경을 깎아먹는 필름의 표현이다.

더욱더 실망이 크다.




사실 이마저도 필름 스캔 물을 받고 나서는 그대로도 늘 맘에 들어 후작업을 거의 안 하는데

C200은 모든 컷들이 콘트라스트를 높이고 색감을 강조하고 계조를 강하게 올려야

그나마 이 정도의 느낌이 나온다.

예상처럼 C200은 특정상황에서나 나름의 특징이 올라오는 저가형 필름임이 확실해졌다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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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이 정말 좋았던 주말, 과천 대공원에 갔다.

아니나 다를까

폰카로 찍어도 이보다는 잘 나올 텐데

너무나 뉴트럴 해서 후작업으로 끌어올려야 그나마 느낌이 나온다.

하지만 콘트라스트를 높이니 색감은 되려 죽는다.

이 좋은 날의 느낌을 이 필름으로 찍은 내가 실수다.

어쨌든 기억을 떠올리며 그날의 푸르르고 싱그러웠던 날을 기억해본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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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오후에 동네 학의천에 왔다.

그 부서질 듯 선명한 빛이 풀과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느낌이 정말 좋아 담았는데

하나도 표현이 되지 않아 속상할 지경이다.

역시 풍경엔 Velvia 인가 보다.

C200은 아까워도 그냥 버렸어야 했다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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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의천의 늦은 오후를 담고

해가 지는 모습이 예술에 가까워

아는 동생 아파트 22층에 올라가서 찍었다.

사진이 망이어서 안타깝지만

이때의 느낌을 간단히 표현하자면

천국보다 낯선~ 아름다운 석양이었다.

디카로 찍어놓은 게 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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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쨌든, Fujicolor C200.

이 필름을 쓰기 전에 Fujicolor 기록용 100과 400짜리 필름을 몇 번 쓰고,

이 필름을 쓸 바에는 그냥 폰카로 찍는 게 낫겠다며 안 써야 할 필름이 됐었고,

C200도 내 성향상 차갑고 생명력 없는 녹색의 표현력이나

힘이 없는 계조 표현 등에 실망한 나머지

남은 롤들을 스냅으로나 쓰고 버리자 했는데

그냥 안 쓰고 버려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진 한 롤 이야기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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